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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성명/논평

해군기지 없는 평화의 섬을 염원하면서 100일100배 돌입합니다.

해군기지 없는 평화의 섬을 염원하면서

제주도민들과 함께 100일 100배를 올리고자 합니다.

 
어제는 63주기 4.3 이었습니다.

4.3은 우리에게 오랜 기간가슴 속 깊이 ‘국가란 무엇인가?’와 ‘인간과 평화에 대한 가치와 예의’를 사무치도록 생각하게 하는 역사적 의미의 날입니다.

 

기본적으로 4.3은 당시 국가공권력이 ‘제주도민’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간에 대한 예의를 무참히 저버리며 제주도 전체를 학살과 만행의 현장으로 만든 잔혹하면서도 반인간적 폭력을 발생시킨 역사적인 날입니다.

또한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까지도 국가는 예비검속과 연좌제로 오랜기간 제주도민들에게 침묵과 무조건적 종속을 강요하는 비민주적이고 비인간적인 상처를 남긴 4.3은 바로 권력자들의 탐욕과 오만, 그리고 그것에 대한 사람들의 외면이 만들어낸 결과이기도 하였습니다.

 

60여년이 지난 지금도 국가권력은 우리의 평화기원과 민주적 염원을 짓밟으려 하고 있습니다.

또다시 우리에게 국가는 지금까지 우리를 길러준 제주의 아름다운 땅과 바다에 못질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으라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에 지금의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평화와 상생의 내용을 거부하고 강제로 진행되는 해군기지 건설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먼저 가신 4.3 영령들의 아픔을 외면하는 행위에 불과합니다.

더 많은 힘을 가지려는 군대와 떡고물을 기대하는 토건족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파괴하도록 부추기는 행위에 불과합니다.

봉사보다는 군림과 출세주의에 빠져있는 관료집단의 비겁한 자기변명 행위에 불과합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사회적 갈등이 아니라 양심과 원칙을 지키고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제 다시 거리에 서고자 합니다.

100일이라는 기간 동안 저희들 자신을 한 없이 낮추면서

우리 자신에게, 그리고 제주를 만들어갈 우리 모두에게 제주해군기지라는 물음을 던지고자 합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과연 양심적인 행동인가? 국가의 시책이라면 받아들여야만 하는가?

현실적인 실리라는 변명으로 잘못된 선택을 합리화하고 있지는 않은가?

제주도민들에게 그 해결의 길을 요청하고자 합니다.

 

또한 우리는 진정 4.3의 뼈아픈 역사적 기억을 함께 하며 이 땅에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해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생각하는 제주도민들의 단결된 힘을 요청하고자 합니다.

4.3의 인권적 가치와 평화염원을 기리며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2011년 4월 4일